2004년 08월 10일
에피소드 040810 아들과 아들
그는 생물학자다.
정부의 주도하에 유전자 복사를 통한 완벽한 복제인간을 만드는 계획으로 이미 엄청난 자금이 투입됐다. 정부가 이 기술로 누구를 복제할거라는건 모른채 연구는 계속된다.
기술의 완성은 조금 있으면 끝난다.
정부는 그에게 육체의 복제를 우선 주문했고 가능하면 천부적인 재능과 발전 가능성까지 완성하도록
마지막 요구를 해왔다.
물론 그 기술도 시험을 거쳐 마지막 검증만 남겨둔 상태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이 기술은 늘씬한 모델들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머리좋은 인간들을 대량으로 복제해 뭔가 대단한 미래를 창조하겠다는 것이겠지..
그렇다고 멋진 남자와 예쁜 여성들도 예외일 수는 없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는 다른 연구도 함께 추진해 나가고 있다.
20살의 남자의 유전자를 복제한 복제인간이 원본과 같은 나이대의 성격과 습관, 그리고 기억까지 함께 복제하는 기술이 그것이다. 명문대에 입학한 우등생을 복제하면 어른인상태로 시험관에서 만든후
태어나자마자 대학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부모와 이웃들, 친지들의 기억까지 모두 갖춘채 태어나는 복제인간이라...
이쪽이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
또다른 가능성에 매달려서 태어나는 것보다 검증된 능력만큼만이라도 확실히 복제할수 있다면 어느정도 안전장치는 되는 것이니까.
특출한 천재란 자라온 과정에서 특출한 악당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
전쟁은 예고없이 시작된다.
이웃나라와의 끊임없는 영토분쟁이 드디어 전쟁으로 비화된 것이다.
오랜세월 앙숙이었던 두나라는 비슷한 국력에서 쏟아낸 온갖 무기로 초토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미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이전쟁에 불개입한다는데 동의했다.
언젠가 터질 전쟁이고 두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비슷하므로 살아남는 하나의 나라를 선택해서 재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두나라가 강대국이 아니고 세계에 미치는 비중이 적다는점. 다른나라에 자국의 국민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점들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이다.
국가는 젊은이들을 끊임없이 전쟁터로 내몰고 있었다.
이미 이중국적자들은 나라를 등지고 외국으로 빠져나갔다.
젊은이들은 예외 없이 징집되어 죽어나간다.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는 집안의 자제들이 1차 대상이 되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근사한 말이 있어도 자식의 주검앞에서는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울부짖는건 마찬가지다.
그도 아들을 전쟁터로 보냈다.
눈물로 보내기 하루전날 아들은 아버지의 요청으로 머리카락과 피 몇방울을 따로 뽑았다.
아들은 전투를 치를수록 계속 살아남았고 그는 이전쟁이 어서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정부는 그에게 박스 몇개와 리스트가 담겨진 서류를 건네줬다.
복제하기를 원하는 힘있는 자들의 리스트였다. 결국 이 연구는 이들의 자제들을 살리기 위한 연구였던가? 이런 전쟁을, 이런 결과를 알고서 내게 연구비를 줬던 거구나...
이들은 복제해서 태어난 아들 딸들을 아기때부터 다시 키워야 할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들이 지금 나이인 20세가 된다면 아내와 나는 이미 한참 노인이 된다.
그리고 지금의 사랑스런 아들로 다시 자라날 확률도 높은 편이 아니다.
외모만 같은 전혀 다른 존재로 자라날 가능성이 더 높다...
마지막 대전투가 다음주에 시작된다는걸 어렵게 알아냈다.
그는 정부에 요청을 해서 마지막으로 아들의 외박을 얻어낸다.
그는 잠든 아들의 머리카락을 잘라내서 봉투에 담는다.
마지막 전투에 참가했던 군인의 대부분이 전사내지는 행방불명으로 통보된다.
전쟁은 승리했지만 국력에 치명타를 입었다 국토와 자원이 두배로 늘었을 뿐...
아들은 전사했다.
머리카락과 손 발톱만이 담겨진 봉투만이 전달됐다.
봉투를 안치된 묘지앞에서 오열하는 아내를 뒤로하고 그는 연구소로 향한다.
아내에게조차 비밀로 했던 자신의 연구결과를 확인하러 간다.
복제해서 태어난 아들은 최후위 전투 이틀전까지의 기억까지 입력되어 있다.
사람을 시켜서 전투가 벌어졌던 외곽에서 발견된것처럼 꾸미는것도 이미 다 계획적이었다.
살아돌아온 아들은 가족과 이웃들에게서 다시 착한 젊은이로 살아가기 시작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아들은 아버지와 다른 연구를 함께 수행해 나가기로 한다.
몇년이 지난 어느날, 자신의 수석 연구원중 하나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그를 찿는다.
평소에 아들과 친했던 연구원은 놀라운 사실 하나를 알려준다.
전사한 아들이 살아돌아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몸이 불구가 되고 심한 화상까지 입어서 자신도 못알아볼 정도라는 것이다.
그는 다음날 아들을 만났다.
이 사람이 내 아들이라니 .... 간신히 돌아왔지만 누구에게도 말은 하자않고 가족들을 3년간이나 지켜보다가 연구원에게 먼저 자신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눈물을 흘린다.
이런 결과가 내게 오다니...
연구원과 세명만 만나서 그간의 얘기를 듣는다. 비참함과 외로움 그리고 버림받았다는 섭섭함이 아들에게서 느껴진다.
일단 아들의 거처를 따로 만들어준후에 며칠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 며칠동안은 연구원이 같이 생활하기로 했다.
그날밤 도시외곽에서 큰 폭발이 있었다
건물 전체가 날아가고 살아남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한조각의 시체조각도 없는 참사였다.
그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 가정이 가장 소중했다.
비록 무덤까지 가져가야할 아픈 기억이 있지만 그건 자신이 짊어져야할 업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지금 행복하다.
# by | 2004/08/10 20:50 | 내가 지은 이야기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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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의 ..결말 같은 느낌..
짠한 여운..
어쩔수 없는 인간으로써의 공감대..
움훔.. 자작인가요?